감춰진 말들

<감춰진 말들>   
2021.6.29. ~ 7.25 / 12시-7시 / 월요일 휴관 
참여작가 #신이호 #이정승원 #전은숙  #조세랑

말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은 지독한 인내를 요구하거나 일상을 포기하는 것이다. 말은 삶의 전부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삶의 대부분을 창작으로 보내는 작가들은 작품에 대해서도 말하는 것을 지극히 아끼거나 꺼린다. 타인을 통해 작품에 대해 본인 대신 이야기 하게 하거나 무심한 표정으로 일관하기도 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작품안에 감춰진 말들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신이호의 사진은 텍스트와 함께 완성 된다. 이미 오랜 시간동안 함께 사용 된 사진과 텍스트처럼, 연출된 사진과 셰익스피어의 연극 ‘끝이 좋으면 다 좋아(all’s well that ends well)’에서 사용 된 말들을 작가의 말로 변주하여 낯설지 않은 형식을 유지한다. 작품은 마치 작가의 분신처럼 관객들 앞에서 작가의 말투로 연기를 하게 된다. 또 다른 작품 ‘파란돌’은  베어진 풀들 밑에서 발견되고 작가가 직접 뜨개질 한 옷들을 입고 차가운 바닥과 거리를 유지하며 말들을 머금은 채 허공에 놓여진다.  
이정승원 은 이전부터 수집해 오던  작가의 물건들에 대한 집착을 끊으면서부터  인간이 가진 다중적 성향을 작품속에 은유의 기법으로 풀어낸다. 이제는 일상의 언어가 되어버린 ‘픽셀‘의 형태로  포스트 잇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어 내거나 아크릴 물감을 두껍게 짜내어 원뿔의 형태로 만든 후 그것들을 모아 또다른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 내놓은 각기 다른 색과 형태로 만들어진 튜브들을 이용한 작품들은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낼지 궁금하다.
 전은숙 의 그림은 화려한 색감과 크고 거친 터치로 인해 식물들이 힘이 있고  생기 있게 보이나 그림을 보고 난 후의 남는 느낌은 처연함이다. 도시로 이주를 강요당한 식물들. 태양대신 형광등 아래에서 그리고 시원한 바람대신 일정한 패턴으로 무미건조하게 돌아가는 인공적이며 차가운 바람을 마주하며 마치 들판에 서있는 착각으로 꽃을  피워내야만 하는 종족번식의 순환을 어렵게 이어가는 꽃들의 처절함이 느껴지기기 때문일 것이다.
 조세랑의 작품 속에는  수많은 물질들 혹은 사람들로 혼재되어 있다. 길 위에서 바라 본 작가의 시선에 의해 선택된 물질적 대상들은 상대와의 관계를 알지 못한 채 서로 다른 이미지로 작가의 말로 인용되며  작품은 작가의 알 수 없는 언어로 쓰여진 문장들로 채워진다. 그 행간을 읽어내는 것은 어렵지도 쉽지도 않다. 작가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관객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읽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우주는 인간 안에 존재한다는 개별적 자아의 완성과 같다. 
이번 ‘감춰진 말들’전시에서 관객들은  작가들의 작품 속에 감춰진 말들을 찾아내고 그 말들을 통해  그들만의 또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고 만들어 내는 공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화인페이퍼갤러리는 2021년 5월 마포구 연남동 연남센트럴파크 인근에 위치한 160㎡ 넓이에  7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시각,설치,다원예술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전시하며 대관과 기획공모를 병행하여 운영된다. 
문의.finepapergallery@gmail.com / 02.335.5303 / 서울 마포구 연남1길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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