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gers


- 전시제목:  fingers
- 기  간: 2022. 03.29 (화) – 04. 23(토)
 <오프닝 행사는 없습니다>
- 참여작가: 노상준 / 박준범 / 이제
- 기획.주관: 화인페이퍼 갤러리
- 후원: 화인페이퍼(주)
* 주중 주차는 불가능합니다.

<노상준>의 문명이 낳은 세계들은 작고 허름하며 값싸다. 우선 이 문명을 이루는 질료는 고작 포장 박스로부터 추출된 폐골판지와 약간의 채색안료일 뿐이다. 포장박스는 고향으로부터 고립된 이방인이었던 영국시절, 그가 대면했던 차가운 세계에 대한 기억이요 그리웠던 고향의 살점 같은 것이었다. 일테면 고향으로부터 온 것들을 감쌌던 피부 같은 것이랄까. 물론그것이 통상적 의미의 예술을 위한 재료로서 적절한 선택일 리 없다. 그것은 세련미는 고사하고 상당히 천민적이며견고하지도못하다. ‘인생보다긴 예술’을 위해 특별히 할당되거나 생산된 고가高價의 전문재료들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그리고도 이 가난한 재질로 된 세계를 격상시키기 위해 취해진 조치라곤 약간의 안료로 그것들의 표면에 회화적 사실성을 부여하는것이 다이다…. 
<노상준의 저항적이며 치유적인 작은 문명>  심상용_미술비평가
<박준범>카메라는 자신의 눈높이로 고정되어 있고 카메라 앵글 안에 그의 손이 들어와 있다. 근경에는 그의 손이 원경에는 주차장이 등장한다. 손의 개입은 실제 거리(distance)가 모호해지면서 반 원근법적 착시 현상을 촉발시킨다. 마치 소인국으로 이동한 것처럼 작가의 손은 현실을 조절하는 지배자를 연기한다. 박준범 작업 대부분은 작가의 시점으 로 바라보는 세계를 재현하거나 모방한다. 여기서 작가 시점은 절대자의 것이 아니라 영상을 관찰하는 모든 사람 이 작가적 시점으로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만약 그의 작업에서 손이 사라졌다고 가정해보자. 손 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이미지의 파편들은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고 작가가 원하는 대로 꼴라주가 완성될 것이다. 손의 부재는 결과를 바꾸지 않지만 이미지가 조립되어지고 조작되어지는 과정에서 손의 존재는 해석에 영향을 준 다. 여기서의 손은 작가의 것, 작가적 몸짓으로 건조하고 무표정한 이미지 위에 리듬을 덧붙인다….
 <레디메이드 리얼리티: 박준범의 비디오 활용법>  정현_미술비평가
<이 제>초상화도, 누구에게 바치는 것도 아닌 이제의 그림에서는 시선의 소실점이 기묘하게 흐려진다. 한강, 하이웨이, 웅성이는 밤, 들판, 습지, 인왕산, 공항. 어쩐지 광대하고 개방된 공간이 자주 등장하고, 장소는 세부 묘사가 과감하게 생략되거나 거의 지워져있다. 하늘과 땅이 색감과 밀도의 구분 없이 흩날리며. 긁히고 스쳐지나가는 붓질과 물감의 거친 겹침으로 표현된다. 이로써 그림 밖에서 안을 보는 두 주체-사후적으로 장면을 재구성하는 작가와 그림을 감상하는 관객-의 안락하게 분리된 신체적 공간감이 무너진다. 이제의 그림에서는 개인의 관념을 정확하고 충실히 전달하려는 표현적 욕구보다, 밤의 산책길과 같은 일상적인 시공간에서 그가 친구와, 동네에서, 별 일 없는 날에 함께 느꼈던 대기의 분위기와 말로 옮기기 어려운 벅차오르거나 슬픈 서로의 감정을, 그림이라는 매체를 기록 수단으로 가진 자로서 가능한 옮겨 두려는 듯한 소박함이 종종 느껴진다. 상징적 해석이나 분석적 설명보다 강력한 시각적인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러므로 흩어진 소실점의 정체를 일인칭의 주관성이나 삼인칭의 객관성보다 너와의 관계 속에 있는 이인칭으로서의 나를 음각으로 표상한 것에서 찾아본다…. 
<떠나지 않았던 모든 것들이 도착했다>  김정현_미술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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