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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 layers >

전시제목 : < in layers >
참여작가 : 박승순 / 박현진 2인전
전시일시 : 2022. 10. 25(화) ~ 11. 19(토)
전시장소 : 화인페이퍼갤러리 
전시후원 : 화인페이퍼(주)

화 - 토 12:00 ~ 19:00
일요일 14:00 ~ 19:00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박승순 / PARK Seungsoon 

... 작가의 그림은 감각이 부르는 대로 그린 그림이고, 몸이 이끄는 대로 그린 그림이다(감각도 주체고 몸도 주체다). 그린 그림이라기보다는 그려진 그림이다. 비록 그리기 전에는 수많은 생각과 계산이, 번민과 서성거림이 있었을 터이지만, 적어도 그리는 순간만큼은 순식간에 그리고 부지불식간에 그렸을 것이다. 아니면 계속 덧칠하고 지우고 뭉개고 다시 그리는, 그렇게 긍정과 부정이 숨 가쁘게 교차하는, 그리고 그렇게 그려진 그림 밑에 지워진 그림이, 그러므로 번민과 주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화석이 된, 그렇게 한 몸이 된 그림이다....그리고 더 직접적인 경우로는 도시 감정이다. 작가의 그림에 나타난 연속적이거나 단속적인, 빠르거나 느린, 경쾌하면서 발랄한 선들은 도시에서의 소통을 상징한다. 때로 선들은 부호나 기호처럼도 보이는데, 아마도 말에 실린, 대화에 실어 보낸 감정을 의미할 것이다. 그렇게 작가의 그림은 때로 쌓여있거나 중첩된 책처럼도 보이는 도시의 풍경을 떠올리게 하고(때로 오브제를 도입해 도시에서의 삶의 풍경을 더 직접적으로 암시하기도 하는), 도시에서의 사랑과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이를테면 설렘이나 떨림 혹은 격렬한 감정 같은)을 상기시킨다.
대개 그 자체 감각적 쾌감을 자아내는, 밝고 긍정적인 색채로 표현된 도시 감정이, 사실상 전형적이라고 해도 좋을, 흔히 콘크리트에 빗댄 무정하고 비정한, 무감각하고 어두운 회색 도시의 색채 감정과 비교되는 것이 흥미롭다. 작가는 도시의 실상과 허상을 미화한다고 했는데, 회색 도시에서마저 삶의 향기를 맡고 삶이 아름다운 이유를 찾아내는,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긍정적인 시선이 반영된 것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평론 >


박현진 / BAK  Hyonjinn 

...박현진은 주로 디지털카메라로 찍지만, 작업 과정에 내재한 물질성의 흔적은 핵심적이다. 본대로가 아니라 느낀대로 색을 칠하는 화가같은 작업에서, 사진은 사실이 아니라 예술적 표현이다. 사진이 사실이 아니듯이, 완전한 주관성도 신뢰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박현진은 청소년기에 아그리파를 그리면서 거기에서 자신의 얼굴이 보여 그림은 하지 않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의 작품에서 여러 풍경이 등장하지만, 작가는 풍경을 색채 실험의 장으로 삼는 것 같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시대상을 완전히 지우는 것도 아니다. 그의 작품은 언뜻 회화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사진 작품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회화와 사진의 중간 정도에 있는 판화와 유사하다. 그가 일부러 회화적 효과를 내려 한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사진적 특성을 고수하지도 않는다.
청소년기 때부터 만진 카메라는 작가가 세상과의 관계를 표출하는 자연스러운 언어가 되었을 따름이다.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 생성된 감성이 중요하기에 대상 또한 감성의 중요한 짝패로, 생략될 수 없다. 추상미술은 조형 언어의 힘을 과신함으로서 실제와의 끈을 놓쳐버렸다. 이후 실제를 대신하는 것은 작가나 개념에 대한 신화들이다. 그 결과 만들어진 자기지시성은 대상에 대한 단순 확인에 머무는 재현주의만큼이나 빈곤한 결과를 낳았다. 정반대의 선택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항대립은 구태의연한 현실을 지탱하기 마련이다. 추상이나 개념미술 또한 재현주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모더니즘이 출발했을 때의 최초의 신선함이 미학적 강령으로 굳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대중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사조가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등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풍경의 골격이나 피부가 남아있는 박현진의 작품은 대상과 조형 언어가 공존하며 상호작용했던 초기 모더니즘의 긴장감을 유지한다.... 
 <이선영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