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vity of Real

제목 : <Gravity of Reality>, 곽정윤 개인전
장소 : 화인페이퍼갤러리(서울시 마포구 연남로1길 30 1층)
기간 : 2024. 4. 29(월) - 5. 5(일)
기획/글 지은서

화인페이퍼갤러리에서 곽정윤의 개인전 <Gravity of Reality>를 개최한다. 작가 곽정윤은 몸의 감각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 그 삶을 천착함으로 작업을 전개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몸으로 밀려 들어오는 현실을 마주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현상을 직시하며, 현상을 통해 집중되는 감각을 회화적으로 승화시킨다. 특히,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Gravity of Reality> 연작들은 외부의 대상으로부터 내면으로 들어가는 과거의 작업과 완전히 대조되는 새로운 시도이다. 대상에서 벗어나 내면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새로운 감각을 조우하게 된 작가의 시선을 공유한다.
시간이 감각을 어떤 방식으로 깨우는지, 마주한 감각은 무엇을 보게 하는지에 대한 그만의 해석을 통해 우리 앞에 놓인 시간은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지 다시 상기시켜본다.

<작가노트>
난청 진단을 받았다
울림이 있는 소리, 발음이 어려운 소리, 가늘고 작은 소리... 듣기 힘든 소리가 늘어난다. 
가까이 앉고, 얼굴을 마주하고, 눈을 맞춘다
잘 듣는 사람이 되어간다
노안이 왔다
가까운 곳도, 먼 곳도 흐릿하다
한 번 더 보고, 가까이 서고, 오래 본다 친절한 사람이 되어간다

거울 속 낯선 얼굴을 봤다. 엄마의 얼굴을 본다. 비슷한 표정, 비슷한 주름을 새겼다 낯섦과 익숙함을 다시 배운다. 시간의 무게를 실감하는 나이가 되어간다.
들끓었던 공간은 점점 멀어지고 시간이 밀려든다 시간은 몸이 된 나를 느리지만 섬세하게, 흐리지만 안온하게 이끌기도 한다

관계에 무심하고 게을렀던 나는 자상해 질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