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페이퍼갤러리에서는 2024년 세오갤러리 공모전에 선정되고 화인페이퍼갤러리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섬유미술가 정해강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
섬유 소재의 작품을 통해 세상에 전하는 작가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 전시제목 : 사랑 노래를 쓰려면
● 참여작가 : 정해강
● 기 간 : 2024. 7. 18 (목) ~ 7. 28 (일) / pm 12 - 7 / 월 휴관
● 주 관 : 세오갤러리
● 후 원 : 화인페이퍼갤러리 / 화인페이퍼
● 장 소 : 화인페이퍼갤러리 Finepapergallery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로 1길 30 1층
www.finepapergallery.com
● 연 락 처 : 02-335-5303
■천미림(독립 큐레이터)
...섬유를 주로 다루는 그의 작업은 재료의 특성으로부터 기인했다. 미디어로부터 발생하는 이미지의 변화와 순간적 있음과 사라짐 사이에서 자신이 수집한 감정들을 수많은 시간동안 공들여 하나의 물체로 실재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섬유가 갖는 재료적 까다로움을 마치 대화하듯 돌보는 작가의 수행은 세대적 감성을 하나의 가치 있는 것으로 전환해 생명력과 호소력을 획득하도록 만든다. 그는 이를 ‘interlacing’이라고 표현한다. 자신과 작업 사이에 존재하는 스스로의 행위와 묵직한 재료의 감각이 서로 얽히면서 작가와 작업이 하나의 실존으로 결합되는 것이다. 그의 작업은 때론 직접적이고 이따금 혼돈스럽지만 굳건하게 무언가를 치열하게 쫓아간다. ‘때때로 쉬어도 좋다’, ‘너의 고민은 너만의 것이 아니다’ 같은 말들이 상황과 서사, 맥락과 감정들로 전시장 안에서 작업들과 함께 숨쉬고 있다.
삶의 대부분은 지루하고 일부는 흥미롭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그 일부를 만나기 위해 우리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순간들을 놓치지 않으며 살아간다. 숨기고 싶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막연함을 먼저 드러내고 타인의 삶을 묻는 친절함은 작가의 미소를 많이 닮았다. 더 아름답고 빛날 그의 세 번째 아홉수가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작가노트
나의 장래 희망은 한 장의 보자기가 되는 것.
많은 것을 묻기보다,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꽉 묶어 덮어주고 싶으니까.
아주 얇아 연약하더라도 넓게 덮어 최선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더 넓어지기 위해 난 오늘도 ‘사랑스러운’ 것들을 찾는다.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이의 즐겨 듣던 노래,
새롭게 불리는 뉴-히트 러브 송,
절대자와 선지자의 사랑의 가르침,
도저히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지만 나부터 이해해야 할 바보 같은 나의 모습까지.
최대한 많은 걸 사랑하며 결국
끝없는 사랑 노래로 가득 찬 도깨비 주머니가 되기 위해,
미련할 만치 받아 적어온 사랑 노래들과
어리던 사랑의 흔적들을 끌러보고 싶다.
그동안 찾아온 ‘사랑스러운’ 것들이,
남은 내 현세의 씨실이 되어
오랫동안 되뇔 사랑 노랫거리가 되어줄까?
부드러운 것들로 묶이고 연결된
고집있는 매듭의 면적들이 악보가 되어 주었으면.
나는 금방 스스로가 사랑 노래이고 싶다.
혹자는 아주 금방 지나가는 것들로부터
어떻게 넓어질 수 있냐고 하지만,
언제나 보이는 것은 잠깐이고,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하니까.
#섬유미술 #정해강 #연남동전시